《멋진 하루였어》

○ 일시 : 2022. 03. 18 - 04. 10
○ 장소 : 복합문화공간 소네마리
(서울시 서대문구 성산로 315 수유너머104 1층)

○ 참여작가 : 전진경, 치명타
○ 아티스트 토크: 4.2.Sat 7.PM

○ 주최: 수유너머104

ⓒ디자인 전진경




〈전시 소개글〉 
 "멋진 하루였어"
한 달에 한 번씩, 진경 언니와 나, 김경봉 활동가는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에서 루미큐브라는 보드게임을 한다. 콜텍 노동자의 투쟁이 마무리된 해인 2019년, 같은 해 가을에 열린 진경 언니의 개인전에서 우리는 매달 만나 게임을 하자고 약속을 했다. 그 시간이 이제 3년이 다 되어간다. 셋이서 시작한 게임은 이제 네 명, 다섯 명으로 늘었다.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, 저녁 먹을 시간 즈음 만나 함께 꿀잠에 있는 반찬으로 밥을 먹고 신명 나게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새 막차시간이 된다. ‘다음 달에 또 봐.’ ‘안녕히 주무세요.’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다.
일주일에 한 번씩, 진경 언니와 나는 콜트콜텍 농성장이 여의도에 꾸려졌을 때 ‘드로잉 데이’를 진행했었다. 2016년부터 19년까지 만 3년 정도를 진경 언니는 캔버스에 아크릴, 유화 물감으로, 나는 수채 물감과 사인펜으로 농성장의 이모저모와 아저씨들의 모습, 우리들의 모습을 그렸다. ‘드로잉 데이’는 연대 왔다는 목적으로 마냥 농성장에 앉아 하릴없이 하루를 보내는 게 지루했던 진경 언니의 아이디어였다. 처음에 나는 타인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이 익숙지 않았다. 하루는 고심해서 그린 드로잉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‘망쳤어요.’라고 말하니, 진경 언니가 ‘수습을 못 할 때도 있지. 그건 망친 거야.’라고 말해줬다. 그 말 이후로 나는 수습도 안되고 망한 그림들을 유쾌하게 그릴 수 있게 되었다. ‘항상 나는 닮지 않게 그린다.’며 볼멘소리를 하는 경봉 아저씨와 ‘아저씨는 그리기가 어려워요.’라며 투닥거리는 진경 언니의 대화를 배경 음악 삼아 대충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은, 어느새 드로잉북 한 권을 넘어 200여 점이 되었다. 진경 언니는 드로잉 데이 때 그린 페인팅 100여 점으로 독립된 공간 네 벽을 가득 채워 멋지게 개인전을 치렀다. 그리고 서울, 안성, 홍성 등 다양한 곳에서 드로잉을 전시해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을 사람들과 나눴다.
가끔 한 번씩, 다른 사람들과 작업 이야기를 하다가 ‘드로잉 데이’가 언급되면 나는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을 티 나지 않게 숨기고 침착한 척, 평온한 척 대화를 이어간다. 경봉 아저씨가 꿀잠의 활동가가 되어 아저씨가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단단한 연대 활동을 이어가는 것, 진경 언니가 집요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드로잉 데이에서 발전된 작업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은 이제 내 맘대로, 나의 자부심이다. 두 사람은 모르고 있겠지만 아무튼 그렇다. 모두가 그때의 우리를 보고 ‘바뀌지 않는다.’고, ‘변하지 않는다.’고 했으나 아저씨는 바꿔냈고 우린 변화된 일상을 살고 있다. 이 시간들이 그림에 모두 남아있어서 정말 기쁘다. 이제 루미큐브만 내가 조금 더 이기면 더욱 기쁠 것 같다.   /치명타​​​​​​​

It was a wonderful day Installation, SONEMARI, 2022 ⓒ사진 치명타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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