MMCA Research Lab
페미니즘, 큐레이팅, 역사 쓰기 : 
2. ‘페미니스트 작가’, ‘페미니즘 미술’이라는 이름?

허호정(큐레이터)

페미니즘, 큐레이팅, 역사 쓰기 : 
2. ‘페미니스트 작가’, ‘페미니즘 미술’이라는 이름?

즐겨 쓰는 수식으로서 ‘페미니즘’은 많은 경우 구체화되는 일 없이 모호한 상태로 유통된다. 한편, 그 말과 나란히 놓인 작품/전시, 작가/큐레이터에게는 ‘너는 페미니스트인가’와 같은 심판성 질문에의 확답이 우선 요구되곤 했다. ‘왜 누구는 페미니스트이기를 거부하는가?’1 류의 의문은 최근까지도 반복되었다.
노뉴워크2 는 2017년 다수의 작가/큐레이터/평론가를 대상으로 리서치를 실시했다. 그 결과물은 2018년, 『A Research on Feminist Art Now: Re-Record』 라는 온라인 자료집으로 발행, 배포되었다. 이 프로젝트의 의의는 페미니즘(-미술, 전시, 작품)은 무엇인지에 대한 시각 예술계 내부의 다양한 견해를 확인하고 수집했다는 데 있다. 특기할 만하게도, 프로젝트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‘나는 페미니스트 작가인가’, ‘내 작품은 페미니즘 미술이라고 볼 수 있는가’와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있었다. 
이제 질문은, 페미니즘이란 무엇인지와 더불어 좀 더 구체성을 띠어야 할 것이다. 이 사회에서 페미니즘을 사유한다는 것, 또는 페미니즘으로 사회를 사유한다는 것, 페미니즘의 중층성이 드러나고 또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에 관한 것으로 말이다. 나는 두 번째 에세이를 위해, 세 작가/팀 – 치명타, 콜렉티브 야광, DadBoyClub – 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. 인터뷰를 빌미로 진행된 한 시간가량의 대화는, ‘나는 페미니스트다/아니다’라는 문장의 발화 이전에 선행해야 했을 질문의 과정들을 밟아 나갔다. 다음 글은 이 대화를 바탕으로 정리되었음을 밝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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치명타는 시위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, 그리고 그들과 연대하는 활동가들과 유대를 쌓는다. 그는 친구들의 활동에 반쯤 가담하고 반쯤 밖에서 바라보며 연대의 형식을 고민한다. 작가는 콜트-콜텍 농성장4이 있던 여의도에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 현장에 나가 ‘드로잉 데이’를 열었다. 드로잉 데이에, 그와 동료는 농성장 사람들이 무심결에 던지는 말과 그들의 얼굴, 삶, 이야기, 혹은 그날그날의 단상을 그림으로 남겼다. ‹여의도-로잉>(2016-2019) 연작은 드로잉 데이마다 그린 그림으로 스케치북 여러 권을 갈아치우며 완성된 200여 점을 재구성한 것이다. 
(중략)

출처 : MMCA Research Lab (www.mmcaresearch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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